언론에 비친 KUBS

[매일노동뉴스] 2019년 노사관계 전망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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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제노동기구(ILO)가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ILO 100주년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와대가 올해 6월 ILO 총회 전에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은 의미심장하다.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ILO 기본협약 비준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 왔기 때문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서는 기본협약 비준을 위한 입법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개선위원회 공익원들은 노조가입 대상을 공무원과 실업자·구직자까지 넓히고, 특수고용직 노동권 보장안을 담은 합의안을 발표했다. 단체행동권과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내용은 아직 테이블에 놓여 있다. 유불리를 떠나 노사관계 관련 제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탄력근로제·최저임금제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은 언제든 노사관계를 극단으로 내몰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지난해 그랬듯이 보수진영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희생양으로 노동의제를 바칠 가능성도 있다. 올해 노사관계 전망을 들었다.

관전포인트는 민주노총 거취, 경제지표, 국회 정치공방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

올해 노사정 관계가 어떻게 풀릴지 점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를 둘러싸고 정권 안팎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 같다. 지난 연말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에서도 기존 경제정책 방향인 소득주도 성장을 바꾸진 않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런데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경제활력, 기업 기 살리기 기조로 가고 있다. 뒤섞이고 있는 것이다. 보수야당·보수언론 쪽에서는 정부에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버리고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으로 옮겨 오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반대편에서는 정부 정책기조가 완전히 변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샌드위치된 상황에서 정책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민주노총이 이달 28일 정책대의원대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사회적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와 참여하면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결정해 사회적 대화 장내로 들어올 경우 정부로서는 ‘촛불 노동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존 노동정책에 힘이 실리게 된다. 민주노총 거취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상반기 경제지표·일자리 지표다. 지난해 하반기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지표와 일자리 지표가 안 좋다 보니 정부도 계속 코너에 몰렸다. 올해 상반기 지표가 개선되면 정부도 한숨을 돌리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기조를 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지표가 악화되거나 나아지지 않을 경우 정부 우경화는 더 심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서의 정치공방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텐데, 특히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나 노동기본권 관련한 입법화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노동개혁, 올해가 분수령
김동원 고려대 교수(경영학)

문재인 정부는 당선과 함께 야심 찬 개혁들을 추진했다. 집권 중반기에 들어서는 올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개혁의 큰 동력이었던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은 재계의 반발에도 대통령의 높은 인기 때문에 진보적인 개혁들이 추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상황이다.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ILO 기본협약 비준 같은 대통령 공약이 지켜질 것인지, 그렇지 못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적 요인도 불안하다. 경기가 나빠지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국민도 피부로 경제적 어려움을 체감한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반대로 경제가 좋아지면 정부의 개혁에 힘이 실리고 분배정책이 강화되는 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난제 많은데 교섭단위는 부족, 다양한 교섭채널 확보 필요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모든 노사관계는 이전 노사관계의 규정력 아래에서 작동한다. 지난 노사관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노사관계 교섭 틀 밖에 존재했던 미조직 이해집단이 노사관계 행위자로 등장하면서 노사관계가 노노관계와 기업 간 관계까지 포괄하게 됐다는 점이다.

동시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 기업별 교섭체제로는 다루기 어려운 다양한 법·제도 개선과제가 폭증했다.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도입에 따른 탄력근로제 보완, ILO 핵심협약 비준, 최저임금제도의 연착륙,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새롭게 등장하는 특수고용과 모호한 고용관계에 놓인 노동자 보호·노동권 인정, 사양 제조업의 원만한 구조조정과 새로운 성장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 등이 그렇다.

문제는 이런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하고 다양한 교섭단위의 부족이다. 새로운 이해집단은 미조직 노동인구가 많아 노사교섭의 장 자체에서 배제돼 있다. 제도개선의 많은 현안들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넘어가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노동권 보호에 있어서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동시에 정치적 목적으로 빠른 타결을 유도하기보다는 노사 간, 노노 간, 기업 간 교섭에서 힘의 균형을 찾아 지속가능하고 다양한 교섭채널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장기적으로 노사관계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부 노동정책 후퇴로 민간부문 노사관계 큰 변화 없을 듯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문제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돼 버렸다. 노동계와 재계 모두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시하고 있다. 제도 자체가 가진 영향과 내용에 비해 과도한 의미가 부여돼 우려된다.

정부가 어떤 의제를 정치적 교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조율된 노동정책을 하려 한다면 노사가 주고받을 상징성 있는 정책을 던져야 한다. 지금은 자본에 일방적이다.

경제정책과 노동정책을 조화롭게 끌고 가겠다던 정부의 당초 기조가 후퇴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정부는 지금 경제정책·노동정책을 조화시키겠다던 공약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할지에 따라 노동시간단축·최저임금·정규직 전환 정책이 달라질 것이다.

민간부문 노사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자본이 가장 관심 있어 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정부는 모델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저임금·차별·격차를 해소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은 촛불정권이지만 하나도 해결하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회를 변화시킬 역량이 부족한 정부라는 것은 이미 드러났다. 이제 역량부족 때문에 의지마저 소멸한 것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정부는 흘러가는 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다면 노동부문 문제를 개별사안으로 다루지 말고 최저임금·고용·주휴수당·정규직 전환 같은 의제를 모두 모아 재구성할 방안을 고려해 봄 직하다.

 
 
편집부  labortoday